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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뽐뿌 사건의 재구성

39 달콤꿀물 13 3,218 2015.10.01 16:57
때는 바야흐로 2x15년 가을 어느날,
보온부(保溫部) 라는 지방 상회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당시 상회의 수장이었던 곧오리(高道里)는 처음에는 전국 팔달에서 모여드는 행상인들을 무료로 숙박해주며
시장정보를 전하는 소식통 역할을 하며 이문을 남기던 자였다.

한둘의 행상인이 지나다니던 조그마한 객잔은 주막으로 커지더니 여러 해가 지나
커다란 상인회를 가질 정도가 되었다.
당시 보온부에서 취급하지 아니하는 물품이 없을 뿐만 아니라, 멀리 이국의 신기로운 물건들도 취급한다 하여
돈 많은 갑부들부터 길거리 시정잡배, 사기꾼 등도 들릴 정도로 그 명성이 자자하였다.

그러나, 가지많은 나무에 조용한 날 있으리까.
이렇게 커다란 보온부의 건물에 숙박하고 머물다 가는 이들이 많은 곳에 그 흔한 경비원 하나 없었다고 한다.
아니, 정확히는 허수아비 한 둘을 세워두고 천하장사를 했던 자, 혹은 관청에서 힘 꽤나 썼던 자를 고용했다고
자랑하며 안심하고 머물다 가라고 자랑하였다고 한다.

그 누구도 의심한 적 없이 안락하게 지내던 어느날,
중국에서 온 상인이 보온부 담벼락에 커다란 대자보를 붙여놓았다.


'곧오리(高道里) 수장은 약조한 금화를 지체없이 내놓을지어다!'


웅성웅성.

상인들과 보온부 사람들은 이게 뭐냐며 서로 수군거리기 시작하였다. (자와자와...자와자와..)
혹자는 과거  시정배였던 '루시포(淚市咆)'의 일도 있고 하니 좀 더 알아봐야한다고도 하였으나
상회의 수장 곧오리의 해명문에 안심하고 넘어갔다.

그러나 며칠 후...
상회의 벽에는 또다시 대자보가 붙었다.

이번에는 상회에 머물고 간 자들의 명부가 같이 붙어있었다.
김개똥이  모월 모일.  약과 1 근 구매
홍아무개  모월 모일.  누내진애  1봉 구매
최판서    모월 모일.  비단 1 포 구매
......
...


당장에 상회는 어수선하게 되었다. 혼란과 소동이 들끓었다.
이 무슨 날벼락이란 말인가.
상인들과 주점 사람들은 수장에게 항의를 하였다.
어떻게 이런 내용들이 새어나갔냐며 따졌다.

그러나 수장의 입은 무겁기만 하였고, 두 눈동자는 초점없이 흔들릴 뿐이었다.
오로지 한 문장만이 그의 머릿 속을 되뇌이고 있을 뿐이었다

'이 또한 지나가리'
'이 또한 지나가리'

..............
.........

곧오리 수장의 희망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상인들은 그간 거취하던 방을 빼기 시작하였고, 각종 벽보와 간판.전단지를 회수하기 시작하였다.

보온부가 어수선한 틈에 외지 상인들이 몰래 잠입하여 기존 상인들이 자리했던 자리에 자신들의 물품을 팔기도 하였다.
물론, 낯선 이들을 마주한 인근 상인들이 신고하여 장사를 할 수 있는 시간은 극히 짧았다.


사건 발생후 달포(약 한달)가 지났다..


수장 곧오리는 골치가 아팠다. 건강했던 얼굴은 초췌해져만 갔다.
그 좋아하던 『골부(骨孵)』가 눈앞에서 아른거렸지만 당췌 출정 갈 수가 없었다.
어딜 가든 상인들이 곧 추적해올 것이 두려웠으리라.

방통위(方通位), 미창과(美窓科) 같은 관청에 신고한 자들도 있었다.
관청에서는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보온부(保溫部)를 수색하기도 하였다.

휘황찬란하던 보온부의 위용은 사라져가는 것만 같았다.
방을 뺀 상인들을 서로 모셔가려는 타 상회들의 움직임은 그야말로 전광석화였다.
뜻있는 자들끼리 모인 상회도 우후죽순 생겨났다.*)

  *이들의 행동을 후세에 『사이트 춘추전국시대』라고도 한다.



수장 곧오리는 매우 다급하였다. 닥치는대로 대처하기로 했다.
상회의 문을 걸어잠궜다.
방을 빼던 상인은 십란두(十亂豆)에 가두었다.
구속된 상인의 해방을 외치던 자들도 십란두(十亂豆)에 가두었다.

벽지를 찢는 행위도 용납하지 아니하였다.
찢는 족족 기존에 필사해뒀던 복사본을 붙여두었다.
분명 자신이 찢었던 것이 고스란히 복원된 모습에 상인들은 아연실색하며 귀신의 짓이라 하였다.

이유는 없었다.  곧오리는 소동을 잠재우기 위해선 무엇이든 하였다.
번창했던 상회를 지키기 위했을터인즉.

『 이미 그에게 정법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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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39 39 달콤꿀물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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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살려주세요

Comments

39 Lucia*
십란두=십랜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M 사자대왕
사자인(社自人) (스스로 모인자들)은 삼삼오오 짝을지어 곧오리를 맞설 준비를 하게된다.
52 망상딩굴
엄청나네요 ㅋㅋㅋ
99 제이크
옛날엔 이런거 쓰는거 즐겼는데 십몇년전 허생전 패러디 뱉은 다음부터는 쓸 틈도 안나고 쓸 아이디어도 없네요...
39 달콤꿀물
ㅎㅎㅎ 허생전!!  소스가 너무 좋은 작품인듯 ㅎ
46 붓슈
ㅋㅋㅋ재밌네욬ㅋㅋㅋㅋ

Congratulation! You win the 35 Lucky Point!

34 달흐르는밤
카유게에서 봤는데 이쪽으로 왔네요 ㅎㅎㅎㅎㅎㅎㅎ
39 달콤꿀물
요기도 복붙 했지욤 ㅎㅎ
30 쿠로냥
ㅋㅋㅋㅋㅋㅋ재밌어요
10 이물
잘봣씁니다 ㅋㅋ
24 하드트레이닝
탁! 하고 이마를 치고 갑니다
34 꼬꼬알
ㅋㅋ 재밌어요~~
1 냥냥
헐 ㅋㅋㅋㅋㅋㅋㅋ 재밌네요 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