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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동생 짱구가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23 통탕탕 5 2,174 2015.09.29 00:54
2007년 신혼부부가 키웠던 페키니즈를 분양받았습니다. 2년동안 키웠었고 사정상 도저히 키울수 없게되어
분양을 하더군요.. 어머니가 페키니즈를 우리집에 데려왔고, 데려올때 그 신혼부부가 울고불고 난리가 아니였다고 하시더군요.
형제가 없던 저는 어릴때부터 강아지를 키웠었고 우리식구들은 모두 강아지를 좋아했습니다.
강아지 때문에 집에서 웃게되고 활기가 생기고.. 제가못하는 재롱도 잘부리고.. 강아지들은 항상 저보다 더 자식역할을 잘했었습니다.
항상 푸들이나 말티즈를 키웠었는데 똑똑하고 주인잘따르고 너무 애교있는 아이들이죠..
그런데 강아지의 수명은 사람보다 짧으니 세월이 지나 헤어질때 너무너무 힘들었습니다.
그전에 키웠던 아이가 세상을 떠나고 너무힘들어서 다시는 애완견 키울자신이 없었는데
어머니가 페키니즈를 분양받아 오셨네요..

페키니즈 처럼 입이 짧고 불독같이 생긴 아이는 처음키워보는거라 좀 낯설었습니다. 푸들이나 말티즈처럼 얼굴이 이쁜것도 아니고..
그리고 2년동안 신혼부부가 키웠던 아이라 이미 성견이였죠. 그래서 저는 이름을 짱구라고 지었습니다. 암놈이였는데도요..
짱구는 제가 여태 키웠던 아이들과 성격이 많이 달랐습니다.
불러도 자기가 오고싶을때만 오고, 고양이처럼 사람다리에 얼굴을 부비적거리면서 애정표현을 하더라구요..
너무너무 착해서 주인이 싫어하는 행동은 절대 하지않고, 식구들 다같이 모여앉아 밥먹을때도 먹을거 달라고 한번 보챈적이 없습니다.
마치 밥먹는동안 식구들을 지켜준다는냥 밥상 반대쪽을 바라보며, 앉아있거나 엎드려 있으면서 식구들이 밥다먹을때까지 항상 자리를 지켜줬습니다.

전 주인이 인형으로 많이 놀아줬는지 심심하면 인형을 물고와서 저한테 들이대곤 했었네요.. 그전에 가지고 놀던 인형도 그대로 받았었습니다.
인형으로 많이 놀아줬었는데 지칠줄 모르고 계속 놀아달라고 하던아이가 세월이 지나면서 점점 인형을 가지고 오는 횟수가 줄어들다가
어느순간부터 인형을 아예 가지고 놀지 않더군요.

2009년쯤 어머니가 짱구를 산책시켜주다가 줄을 놓쳤었는데 그 잠깐사이에 차에 치였었습니다. 아파트 단지내에서 지나가던 차에 치었는데 다행히 단지내라 아주 천천히 가고있었고
뼈가 부러지고 금이가는걸로 끝나서 다행이였습니다. 차는 강아지 친줄도 모르고 그냥 갔다고 하더군요. 어머니도 너무 놀라서 경황이없어서 차 잡을새도 없었고 그냥 놓치셨습니다.
화가 많이났었지만 줄을 놓친 어머니 실수도 있었고, 차도 놓쳐버린상태라 퇴근하고 와서 그 이야기 듣고는 화도 못내고 꾹꾹 참았었네요. 한동안 병원신세좀 지다가 후유증없이 말끔히 회복했었습니다.
대신 그뒤로 산책을 절대 안나갈려고 해요. 트라우마가 있어서 나가는게 너무 무서운가 보더라구요.. 그래도 밖이 그리운지 베란다에서 놀이터를 매일 바라보며 구경하던 아이였습니다.
너무 마음이 아프네요. 내가 안고서라도 밖에 구경좀 더 시켜줄껄..  사고난 후로는 미용할때 빼고는 집에서 우다다 뛰어다니면서 놀고 밖에는 안나가려고 하더라구요..

아침에 출근할때 나 나간다고 짖어대고.. 짖는다고 혼내니까 그 뒤로는 항상 딱 2번씩만 짖었던 아이..  퇴근하고 집에들어가면 젤먼저 와서 반겨주던 아이였는데
이제는 다시 볼수없게 되었네요..

사실 2년전 정도부터 마음의 준비를 하고있었습니다.  나이가 많아 백내장도 오기시작했고, 수술비 문의해보니 200만원정도 하더군요. 너무 부담스러워서 수술은 못해주고
안약사서 넣어줬습니다. 안약은 백내장 진행속도를 더디게 해주는 역할이라고.. 정말 못나고 나쁜주인이에요.. 정말 미안해서 할말이 없습니다..
한달한달 백내장이 점점 커지는데 너무 맘이 아프더군요. 왼쪽눈만 그러더니 1년지나니까 오른쪽눈도 점점... 그리고 어느순간부터 간질증세도 있어서 병원가서 약 처방받고. 다행히 생명에는
큰 지장없고 약 먹이면서 보살펴주니까 발작은 점점 안하더라구요..
나이가 먹으면서 털숯도 많이 줄어들었고 털색도 흰색에서 아이보리색으로 변하더군요 예전처럼 많이 활달하지도 않고.. 그래도 더 사랑해줬고. 대답은 못하더라도
말도 더 많이 걸어주고 그랬습니다. 어디갈때도 꼭 말해주고 가고..

털이 많이 자라서 지저분해진 짱구를.. 미용시켜줬습니다.  미용시켜줄때마다 스트레스가 큰지, 몇일동안은 집에서 나오지도않고 웅크려엎드려만 있다가 몇일지나면 무슨일 있었냐는듯이
항상 다시 활발하게 지냈었거든요. 이번에도 그럴줄 알았습니다. 밥도 안먹고 집에서 엎드려만있고 그러더라구요.
오늘까지 4일동안 물한모금도 안먹어서 닭죽좀 묽게 끓여다가 줘도 입에대지도 않고.. 주사기에 우유넣어서 입벌리게 한담에 조금씩 넣어줬는데도 먹지도 못하고 다 흘리기만 했습니다..
할수없이 다시 집에 뉘어줬는데, 그전까지는 그래도 엎드려있던 아이가 이제는 아예 축 늘어져서 누워서 힘을 못쓰더니.. 가족들이 보는앞에서 그렇게 떠났습니다.

이렇게 글을 쓰고있지만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몸은 약했지만 멀쩡했던 아이가 미용후 갑자기 저렇게되서 가서 따져볼 생각도 하고있구요
그런데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그런사례가 꽤 있는거 같아요.. 특히나 노견인경우 그 스트레스가 커서 죽는경우도 종종 있는거같습니다
그런데 그런걸 전혀 모르고있었고 생각조차 못하고 있었던 제가 너무 바보같고 짱구한테 너무 미안하네요..
따진다고 해도 저희잘못입니다 저희떄문에 그런것같은데 보상해드리겠습니다 라고 할것같지도 않고
그런다고해도 그 어떤보상으로 우리 짱구를 대신할수 있겠어요...

키우는 아이가 나이가 많으면 절대 애견센터에서 미용시키지 마세요.. 그냥 미용도구 사다가  집에서 해주세요.. 아이가 그렇게 힘들어하는데 왜 미용센터에 돈주면서 그렇게 했을까
너무너무 후회됩니다.. 좀 덜 예쁘더라도 그냥 집에서 미용시키는게 젤 좋을꺼같아요.. 10년가까이 키웠던 아이를 갑자기 이렇게 떠나보내서 너무 힘들고 혼란스럽고
글이 두서가 없네요..  아이가 편하게 간것이 아니라 고통스럽게 갑자기 떠난것같아서 너무 맘에 걸립니다..  우울한글 읽어주신분들께 죄송합니다..
이제는 정말 다시는 키울수 없을거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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뽐뿌에서 이민왔습니당

Comments

30 쿠로냥
토닥토닥 힘내세요... 좋은 곳으로 가서 기다리고 있을꺼예요..
17 나쁜놈끝판왕
힘내세요..
저도 어릴적부터 개를 키워왔어서
지금까지 제 품에서 하늘나라로 떠난 녀석들이 한두마리가 아니네요.
그럴때마다 늘 힘들고 슬프지만
그래도 또 다른 강아지를 만나서 서로 사랑하며 살아가는 기쁨이 더 커서
자꾸 키우게 되네요.
짱구는 좋은 곳에서 아프지 않고 잘 지낼겁니다.
46 붓슈
토닥토닥...
영리한 개니까 자기가 받았던 사랑도 잘 알고
저세상에서도 행복할거예요
39 Lucia*
힘내세요.
좋은 곳에 갔을겁니다 ~
23 통탕탕
모두감사드립니다. 너무맘이아프네요..